과묵
2018. 3. 18. 14:23
2018. 3. 18. 14:23
- 1주차
- 본격 수술후 중 환자모드
- 참고 : http://earai.tistory.com/1
- 2주차 (수술후 8~14일)
- 본격적으로 목발로 병원을 걸어다니기 시작함
- 이제 화장실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고 병실 밖도 돌아 다닐 수 있다는 생각에 심리적 안정
- 하지만 걷는게 여전히 힘들다
- 누워있을때는 잘 몰랐지만 무릎부분의 인대, 특휘 무릎 뒤쪽 인대에 엄청난 통증이 느껴진다
- 잘못해서 헛디디기라도 하면 뼈가 부러지거나 인대가 끊어질 것 같은 극한의 공포감 속에서 걸어다님
- 무릎은 여전히 잘 안굽혀지지만 자리에 열심히 재활
- 계속 굽히고 하다보면 90도 가까이는 굽혀진다
- 무릎이 안 굽혀지면 퇴원하고 집에서 변기에 앉을 수가 없는데 가장 큰 걱정
- 퇴원당일 (10일차)
- 여느 병원이나 마찬가지지만 수납을 하지않으면 퇴원이 불가능하다
- 퇴원프로세스가 입원만큼은 아니지만 복잡하여 여기저기 다닐 곳이 많다
- 먼저 수납에 가서 돈부터 내고.. 아 내돈.. 1500 정도 된다
- 퇴원상담, 상담간호사님이 이것저것 수술후 운동이나 주의 사항 등을 알려주신다
- 목발을 짚고 다니기에는 살짝 부담이 되고 무릎에 불이 나지만 집에 간다는 생각에..
- 마지막으로 간호실에 이것 저것 반납하고 확인하고 병원밖을 나선다
- 10일만에 나온다
- 바깥공기는 차갑지만 왠지 새로운 세상에 온 듯한 감격
- 사실 목발짚고 가장 걱정은 계단과 턱이다
- 올라가는건 가능하지만 내려가는건 절대 불가능이고,
- 잘못 디디거나 하면 재수술을 해야되는 무시무시한 상황이니 최대한 조심조심
- 차에 탈때와 내릴때가 부담인데,
- 의외로 세단 정도 높이의 의자에 앉기에는 큰 부담은 없었음
- suv는 내릴때 불편할 거 같다
- 퇴원후 집
- 힘들게 힘들게 집에 도착
- 더이상 힘이 없다
- 쇼파 쓰러져 누웠다
- 잠이 들었다
- 점심무렵 잠든거 같은데 눈떠보니 저녁이다
- 집에는 아무도 없다
- 걸을 수 없는 독거노인 하나가 생존을 위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느낌
- 외래진료 (13일)
- 목발을 짚고 혼자 병원에 갔다
- 내려가는 턱이 나오면 공포감이 밀려왔으나 어떻게든 잘 피해서 병원에 무사히 도착
- 영하 15도 한파에도 식은땀이 줄줄흐른다
- 집에서 1키로 정도 거리, 평소 걸어서 8분이면 오던 병원이 40분이 걸렸다
- 다리에서 불이 난다
- 엑스레이 사진찍고, 뼈상태를 보는데 이상 없다고 한다
- 수술시 절개부위에 붙어 있던 테입을 제거하는데,
- 병동에서는 상처를 매우 소중히 다루는 반면, 외래는 가차없이 뜯어버린다
- 너무 세게 뜯어서 한쪽은 피가난다
- 감염따위 걱정하지 말고 샤워는 다음날 하라 그런다
- 잠잘때 다리가 저리다 그러니 약을 안먹어서 그렇다고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다
- 약먹으니 무릎 저림이 씻은듯 사라진다
- 3주차
- 집안에서도 여전히 보조기와 목발에 의지한체 생활중
- 가만히 있으면 통증은 거의 없다
- 밤에는 약 안먹으면 다리가 저려서 깬다 (퇴원시 약은 필수다)
- 이시점에 짤릴 위험이 아니고서야 출근은 도저히 불가능이다
-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있으면 다리가 저려오는데 의자에서 장시간 앉아 있을 수가 없다
- 쇼파
- 대부분의 시간을 집안의 쇼파에 뉴워서 밀린 드라마를 보며 생활중
- 쇼파 높이가 일반 의자보단 낮기때문에 일어날때 역시 뭔가를 잡거나 하지 않으면 일어서기가 쉽지 않다
- 초반에는 주변 사물이나 탁자를 활용하였으나,
- 시간이 지나고, 양손을 쇼파짚고 공중부양을 한뒤 일어나는 방법이 가장 안정적인 방법으로 확인되어 시전중
- 화장실
- 병원에서 끊임없는 재활노력으로 다리가 어느정도는 꺾여서 변기에 앉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안도감
- 문제는 변기에서 앉기와 서기다
- 변기는 생각보다 높이가 낮다
- 목발을 어떻게든 활용해 보려고 했지만 목발에 체중을 싣고 앉으려니 오히려 더 위험한 상황
- 어떻게든 변기주변에 잡을 것들 짚을 변을 최대한 활용
- 역시 가장 쉬운 방법은 한손으론 변기 방석부분으로 지지하고 나머지 한손은 벽을 짚고 약간의 공중 부양으로 일어나는 방법
- 어쨌거나 일어서고 앉고가 안정화되면 최대 위기는 넘긴거라 보면 된다
- 씻기
- 수술전 다이소에서 사둔 5천원짜리 플라스틱 의자는 화장실에서 500백만원 이상의 값어치를 한다
- 변기보단 살짝 높은 높이가 좋다
- 일단 화장실내 사물들을 잘 활용해서 의자에 앉기만 하면 일단은 성공이라 보면 된다
- 처음으로 머리를 감았다
- 다음날은 샤워도 하였다
- 살 것 같다
- 물기가 많은 바닥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매우 주의가 필요하다
- 항상 명심하라. 넘어지면 재수술이다
- 식사
- 병원밥만 10일 먹다 집에오면 맛있는 걸 먹고 싶기 마련
- 독거인으로 밥을 차려먹는다는게 쉽지 않다
- 목발을 해도 30분 이상 서있으면 다리가 저리고 무릎에서 열이 난다
- 간다한 요리는 가능
- 가장 문제는 보조기 목발 상태로 그릇을 이동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 그냥 밥솥 앞에서 서서먹는게 편할지도 모르겠다
- 이 또한 지나 가겠지
- 잠깐 출근 (17일째)
- 회사에 서류 제출하러 잠깐 나갔다
- 집에서 10분 거리라 운전은 별 무리가 없다
- 물론 차에 타고 내릴때 목발을 써야되긴 하지만, 차 안쪽에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나쁘지 않다
- 운전도 별 무리는 없다
- 다만 급브레이크 밟을 일은 없도록 최대한 조심해서 할배 운전을 해야된다
- 사실 눈이와서 길이 미끄러운게 더 큰 위험
- 후륜 경량 스포츠카엔 눈이 확실히 쥐약이다
- 오랜만에 일터로 오니 기분이 ㅅㅂ
- 출근(20일째)
- 근 3주만에 출근
- 집에서 누워만 있다가 간만에 앉은 자세로 9시간 정도로 있으니
- 무릎에선 불이나고 저리고 도저히 업무는 할 수 없는 고통이다
- 출근은 3주 이후에 하는게 좋겠다
- 물론 월급충이라 고통속에서 버티는거 외에는 방법이 없다
- 4주차
- 본격 출근
- 3주차와 다르게 출근시 다리 저린 부분은 완전히 사라졌다
- 정상적인 업무의 80% 정도는 가능한거 같다
- 여전히 보조기를 차고 목발로 보행중
- 회사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측은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 평소 말한마디 없던 사람들도 문도 열어주고 이런저런 배려를 해준다
- 다리가 아직도 좀 뻗뻗해서 집에서 계속 굽히는 연습중
- 열감도 상당하여 아침 저녁으로 얼음 찜질
- 인터넷으로 고기나 야채배달 시킬때 오는 얼음팩이 아주 쓸모가 있다
- 아직까지 목발이라 밖에 나가는게 부담스러워 필요한 식량은 홈플러스 배달을 이용하였다
- 혼자 살아도 배달로 어느정도 연명할 수는 있다
- 보조기 만으로도 살살 걸을 수는 있지만 최대한 조심하자는 차원에서 아직도 집안에서는 목발 보조기 보행중
- 5주차
- 외래진료 (30일)
- 수술 한달후 외래진료
- 2주차 외래진료와 동일하게 사진찍고 피뽑고 이런저런 검사
- 의사선생님 충격적인 말씀을 하신다
- 뼈나 회복상태는 좋습니다, 그런데 왜 목발 짚고 오시나요?
- -_-
- 최대한 조심하고 있다고 말씀드리니, 그정도로 허술하지 않다며 과감하게 걸어보라
- 허벅지 무릎 근육이 다 빠졌으니 실내자전거 열심히 하라고 하신다
- 집에 왔다
- 오자마자 목발은 봉인시키고,
- 보조기만 찬체 집안을 돌아 다녔다
- 오.. 생각보다 별일 없다, 마리에 힘이 없어서 후덜 거리기는 하지만
- 출근
- 목발을 버리고 오니
- 사람들이 불안하다 그런다
- 휘청휘청 거리니
- 생활하는데는 문제가 없다
- 걷다보니 욕심이 생긴다, 계단을 올라갈 수 있을까
- 계단은 그냥 올라간진다
- 그동안 너무 계단에 대한 공포가 있었던 듯, 자신감에 내려가는 것도 시도
- 무릎 뒷쪽에서 삐그덕 강력한 통증과 전기가..
- 아직은 내려가는 건 무리다
- 6주차
- 이제 보조기와 목발은 확실히 해방이다
- 이제 꺽기는 별도로 하지 않는다
- 그냥 통증없이 무릎이 잘 굽혀진다
- 별도로 운동은 하지 않지만 휘청거림 불안함도 줄었다
- 잘때 통증은 없으나 옆으로 누운자세로 오래동안 있으면 상처부위의 통증이 있어서 방향을 수시로 바꿔줘야 한다
- 수술이후 처음으로 탄천길을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나갔다
- 계단은 역시나 위험하여 내리막 길을 택했으나 내리막을 걸을때의 통증이 좀 있다
- 걸음의 속도는 평소의 50% 수준
- 2키로 정도 걸었다
- 희망이 보인다
- 집에와서 무릎에 열이 나서 냉찜질
- 통증도 좀 있다
- 처음 많이 걸어서 그런지,
- 의사 선생님 말씀처럼 통증은 오른쪽 왼쪽 왔다 갔다 한다
- 7주차
- 주말에 5km 산책
- 이제 확연히 통증이 줄었다, 열감은 거의 없다
- 걷는 속도는 평소 70%까지 올라왔으나,
- 막 뛰고 싶은 열망이 간절하다
- 계단 내려가기 시도
- 이전 처럼 전기가 찌릿한 고통은 없다
- 그러나 여전히 불안하고 통증이 제법 있다
- 그래도 이제 손 짚지 않고 계단은 내려갈 수 있다
- 계단이 되니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다
- 버스는 아직 좀 무리 일 것 같고..
- 계단에서 자신감을 얻어 영화보러 갔다
- 역시나 영화끝나고 내려가는게 쉽지는 않았지만 일단 영화보는 것도 가능함
- 화장실의 플라스틱 의자는 이제 필요없다
- 서서 샤워 머리감기 등등 자유롭게 가능하다
- 쪼그려 앉았다 서기도 가능
- 끝까지 앉으면 살짝 아프고 예전만큼 굽히는 각도가 나오진 않는데,
- 일단 이것도 세월이 약일거란 생각이 든다
- 지금까지 힘든 점
- 주말에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
- 혼자서 집에만 있으니 넷플릭스와 옥수수와 친해진다
- 무기력 감이 극에 달한다
- 8주차
- 외래진료(56일)
- 의사선생님은 마찬가지로 사진찍고 이상없다고 하신다
- 자전거가 힘들면 스쿼트를 하는것도 문제가 없다고 하시는데,
- 가급적 양반다리는 피하는게 좋은 시기라고 하신다
- 근육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무릎에 최대한 부하를 덜 주면서 근육을 강화하는 자전거를 계속 추천하신다
- 근육이 어느정도 올라오면 3달째 부터 런닝이 가능할 거라 하신다
- 뛰는 시기는 몸으로 느끼게 될 거라고..
- 차로 출근하였는데, 다음주 부터는 걸어서 출근해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회사까지 편도 4km)
- 어서 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