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최소 3번 정도는 가는 공룡능선..

올해도 단풍이 지나는 시점에 다녀왔습니다.

자차로 항상 다니는 관계로 항상 동틀 무렵에 등반을 시작하지만,

공룡능선 코스는 항상 변수가 많아서 해지기 전까지 내려올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코스는,

설악동주차장(06:00) -> 비선대 -> 마등령 -> 공룡능선 -> 천불동 -> 비선대 -> 설악동주차장(14:00)으로

gps 시계로 측정하면 20km 정도 나옵니다.

 

05:30 무렵에 설악동 주차장에 도착하였는데 자리가 거의 없습니다. -_-

 

 

 

마등령 올라가는 초입 금강굴 지나 무릎연골 파괴구간은 아직도 가을 단풍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단풍철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새벽부터 완전 많습니다. 외롭지 않네요..

하지만 몸이 완전히 만들어 지지 않은 상태, 지난 3주동안 장거리 평지위주의 트레킹만 한 상태라,

등산 근육으로의 전환이 잘 되지 않아 속도가 붙질않고 힘이 듭니다.

 

 

 

마등령을 1km 정도 앞두고 데크 계단길의 공룡 풍경..

어느 계절에 와도 공룡은 항상 어둠의 포스를 뿜어 댑니다.

 

몸이 풀렸는지 몰라도, 이때부터 계단에서 전혀 지침없이 치고 갑니다.

마등령 500미터 지점에 지나가다 보이는 약수터 샘터의 물은 말라 있습니다.

여기 물맛이 정말 기가 막히는데 아쉽습니다.

물은 1.8리터 정도 가지고 왔는데 물보충이 힘든 상황이라 살짝 걱정이 됩니다.

나중에 천불동 지날때 폭포물이라도 마셔되야 될 지도..

 

마등령 삼거리에 도착후 김밥 한줄..

강한 강풍이 불어옵니다. 가방에 달린 온도계는 6도 내외..

바람막이 없이는 체온유지가 힘든 상환이라 바람막이 입어주고 본격적으로 공룡에 진입합니다.(09:00)

 

그런데,

체력이 뭔가 예전과는 다릅니다.

몸이 매우 가벼워지면서 지치지 않고 치고 나갑니다.

 

 

공룡 중간 부분까지 쉬지않고 옵니다.

절벽구간이나 위험구간, 아줌마들 느려터진 걸음으로 길막고 비켜주질 않아서 막히는 구간이 있었지만,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생각없이 계속 추월추월하며 도착합니다.

 

여기선 사진 한판 찍고, 다른 분들 사진도 찍어주고 물도 마시고 다시 산행을 시작..

1275봉 깔딱고개를 쉬지않고 추월추월추월 미친듯이 치고 나가고..

휴식도 없이 다음 봉우리에 도착합니다.

 

 

 

신선대 하나 남았는데,

시계를 보니 아직 11시가 되질 않았습니다. -_-

예전에는 공룡구간 통과에 4시간 정도가 걸렸는데.. 오늘은 2시간 30분대에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몸이 뭔가 에너지로 폭주하는 느낌입니다.

 

신선대를 휴식없이 미친듯이 오르고, 잠깐 쉬고 희운각 삼거리에 도착..

 

 

시계를 보니..

공룡구간 2시간 40분만에 클리어.. 최고기록인데 이전 기록을 1시간 이상 단축하였습니다.

 

전에 만난 고수분 말씀..

공룡정도는 2시간 30분 정도에 통과해야 다닐맛 나지..

 

근접한 기록입니다 ㅎㅎ

 

지루하고 지루한 천불동 계곡을 또 쉬지않고 내려갑니다.

 

 

 

물은 항상 맑고 자연의 웅장함이 느껴지지만 이구간은 항상 지루합니다. 구간이 너무 길죠.

 

양폭대피소가 보였지만 쉬지않고 갑니다.

다리에 통증도 없고 뭔가 몸이 계속 가볍게 느껴집니다.

 

비선대에 도착하여 휴식없이 길고긴 구간을 갑니다.

아직도 힘이 넘쳐서 빠른속도로 추월추월하며 걸어갑니다.

 

설악동 주차장에 도착하여 시간을 보니..

14:00..

 

덜덜덜..

공룡 당일치기를 8시간만에 완료합니다.

이전 기록(무릎 수술전)은 10시간 30분인데 몸에 이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몸이 가볍고 피로감이 느쪄지지 않습니다.

 

최근 한달동안 등산은 하지 않고,

주말에 15kg 배낭 매고 해파랑길 150km, 올레길 100km 평지 트레킹만 하였는데,

등산에서 이런 주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

 

척산온천에서 지지고 숙소로 돌아오니 역시나..

다리가 이제 못 움직임.. 신호를 보냅니다 ㅎㅎ

청광종주 다음날 뭔가 부족해서..

몸 좀 풀기위해 집근처 남한산성 둘레길을 가본 느낌을 써봅니다.

 

둘레길 풀코스가 17K인데, 

대부분 구간이 능선이지만 계단이 많아 그냥 놀러간다 생각하고 갔는데 살짝 부담은 느껴졌습니다.

 

코로나 상황임에도,

곳곳에 술판 깽판 난장판 노인 중년년놈들의 괴성이 가득했고,

불법 노점 금지 플래카드 앞에서 막걸리 술판을 펼치고 장사하는 사람이나 먹느 사람들이나..

 

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느낌이었고..

 

등산코스라기 보다는 공원에 가까운 곳이라 그런지,

눈살을 찌푸리게하는 매너없는 기본도 안되있는 온갖 잡인간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노인/중년 비중이 90%는 되어 보였습니다.

그냥 어르신들 마실 나오는 곳, 놀이터 느낌이었습니다.

8월22일, 8월29일 광청종주를 하였습니다.

모두 기습 폭우가 내렸는데..

 

일기 예보상으로도 비가 온다고 했음에도 청광종주를 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라는 생각에 그냥 가 보았습니다.

 

우담산(발화산)이 청광종주의 중간지점으로,

이 곳을 지나는 산객의 수를 보고 오늘은 청광종주자들 많구나 적구나를 가늠해 보는데,

 

비오는 날은 평소의 1/3 수준의 등산객들이 있군요.

 

다만 평소랑 차이가 있다면,

장비들이 대부분 좋으며, 속도도 저보다 대부분 빠르며,(제가 중상급 정도 입니다)

많이 다니신 분들 보면 남녀할거 없이 하체가 전사의 하체인 분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대부분 그런 체형의 분들이었습니다.

 

세상은 넓고 고수는 넘쳐나죠 ㅎㅎ

 

배낭 레인커버들은 다 하셨던데,

판초우의 없이 그냥 가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중 일부는 역시나 비오는 날 긴바지 or 짧은바지 고민을 하고 계셨고.. ㅎㅎ

월급쟁이 직장인이라 주말에만 산행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멀리는 못가고 청광종주만 주로 하고 있는데,

2주 연속 산행중에 게릴라성 폭우를 만났습니다.

 

나름 모든 장비가 생활방수 정도는 되는 고급(?) 장비입니다.

 

아크테릭스 레프로이 팬츠

마무트 바람막이

스카르파 고어텍스 트레킹화

CAPO 고어텍스 모자

클라터뮤젠 30리터 배낭

 

여름산은 나무가 비를 왠만해선 막아주기 때문에,

저정도의 장비로도 충분히 다는는데 문제는 없었는데,

지난주에 만난 기습폭우에는 속수무책이더군요.

 

우두두둑 떨어지는 강한 빗살에,

바지는 방수의 기능을 상실하고 뚫리고,

허벅지와 종아리를 타고 스며든 물이 등산화로 향해,

결국엔 신발내부에 하체에 모든 물이 모이는 상황으로..

신발은 방수여부와 상관없이 종아리로 부터 타고 들어온 물기를 양말이 먹어버리고,

엄청난 양의 물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침수(?)됩니다.

 

상의는 그럭저럭 버팁니다만,

역시 더운 여름날씨에 통풍, 열발산이 어려워 기력이 떨어집니다.

 

모자는 나름 강력한 고어텍스라 물기는 잘 막습니다만,

모자챙이 많은 양의 빗물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아래쪽으로 처지니 시야를 계속해서 가립니다.

 

클라터뮤젠 배낭은 레인커버 없이도 잘 다녔고 그동안 만족감이 좋았습니다만,

기습 폭우 앞에서는 ㅠㅠ

가방을 열어보니 물이 출렁거리고 ㅠㅠ

결정적으로 역삼각형 구조의 가방이라 내부로 스며든 물이 바깥으로 세어나오는데,

엉덩이쪽에 지속적인 물을 공급하여 방수력을 급저하시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

 

고민을 해보니,

첫번째로 중요한 건 신발이 침수되지 않는게 가장 중요할 것 같네요.

 

판초우의, 레인코트가 하의를 조금이나마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장시간 판초우의를 사용해본 경험상 그 답답함은 말 할 수 없을 정도이며,

물은 어떻게든 안쪽으로 스며듭니다.

 

하계용 자켓은 일단 방수 성능이 나쁘지 않음을 확인했으니,

하의는 빗물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덧바지가 장거리 트레킹시에는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신발전체를 커버할 수 있는 게이터도 필요할 듯 하구요..

 

모자는 방수가 되더라도 빗물에 모자챙이 처지지 않는 구조여야 한다는 결론..

 

배낭은 레인커버 필수 인 것 같네요..

믿었던 클뮤가 뚤리다니 -_-;;

 

아..

 

그냥 큰 골프우산이 답일까요? -_- 

 

산에서 왠지 우산은 반칙일 것 같이 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장시간은 무리이지만 소나기성 기습폭우를 피하는게 목적이라면 우산이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조사를 해보니,

하계용 팬츠중에 빗물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은 없는 듯 합니다.

 

저는 몸을 혹사시키는 고행이 취미입니다.

1년에 최소 2회 정도는 제주도 올레길을 걷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한여름에 걸은적이 없어서,

무식하게 돌진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2020.8.14

 

4박5일 일정으로 제주도에 내려와 공항에서부터 동쪽으로 올레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보통 하루 30km 내외로 걷습니다만, 

날씨가 더울것을 감안하여 20km 정도를 목표로 걸어봅니다.

 

독거노인인데 피부가 타서 검은 피부가 되는 것 만큼의 비극은 없기 때문에 중무장을 하고 걷습니다.

공항에서 3km 거리의 용두암인데 이때만해도 이정도는 예상한 수준이지..

하고 걷습니다.

 

동문시장에 도착하여 고기국수에 김밥한사발 합니다.

제법 유명한 집이라고 하는데 김밥은 별로였고, 고기국수 육수가 조미료와 재료가 적절히 잘 융합된,

깔끔하게 잘 떨어지는 맛이었습니다.

 

식사하고 본격 걷기 시작합니다.

 

오후 12시..

온도가 33도 입니다.

몸이 타들어갈 것 같은데 땀이 나서 바로 증발해 버릴 만큼 몸이 불타 오릅니다.

 

바다 구간이 대부분인 길이라 그늘이 전혀없습니다.

 

사진은 이뻐 보이지만 몸은 불덩이가 되어 그늘을 못 찾으면 죽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옥과 같은 뜨거움..

아이러니하게 풍경은 어느 계절보다 기가 막힙니다.

바다는 에메랄드빛깔이 아니라 그냥 에메랄드입니다.

 

너무 더워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그늘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그늘로 들어가 그냥 눕고 싶습니다.

 

 

엄청난 열감, 현기증, 속이 매스꺼움, 기력저하, 체력급저하가 몰려옵니다.

신기루도 보입니다.

해안 곳곳에 이런 정자들이 보입니다.

여름이 아닌때 오면 이게 왜 이렇게 많이 보이지 했으나 이제 알 것 같습니다.

정자는 여름에 다 쓰러져 죽는걸 방지하기 위해 만들었구나..

여름 올레길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곳입니다.

그나마도 동네 지역 주민들이 마실나와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방인인 저에게 허락된 자리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바지가 땀에 젖었고 도저히 못 걷겠습니다.

 

가방안 물병의 물은 뜨겁습니다. 커피믹스 정도는 쉽게 녹을 만큼..

 

장거리 트레킹 만큼은 누구보다 자식있었는데,

하루 20km 도 못가고 이렇게 퍼지다니..

 

버스탈 기력도 남아있지 않아 비싼 택시타고 숙소로 갑니다.

 

숙소에서 가까운 음식점에서 고등어회 충전..

역시 그렇듯 하루 겪었던 고통이 모두 사라집니다.

다만 몸 전체가 찜통에 익은 느낌이라 열감과 따가움이 공존하는 몸 상태입니다.

 

아침이 되었습니다.

어제의 고통은 오늘을 사는 지혜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같은 식당에서 회국수 한사발 호로록하고 길을 나섭니다.

 

1시간 걸었나..

죽을 것 같습니다.

 

그늘 한점 없는 해변..

 

아이러니하게 불지옥입니다.

 

현기증, 기력저하, 체력저하가 급격히 몰려옵니다.

그늘이 없어서 길가에 폐가를 발견하고 20분 정도 휴식하고,

길가다 그늘이 나오면 무조건 20분 정도는 휴식합니다.

 

몸이 보내는 메세지는 대략 이렇습니다.

 

몸이 정상 체온 상태에서 20분 정도 올레길을 걸으면,

체온이 상승하여 최고 수준의 온도에 도달합니다.

40도 이상의 온도부터,

기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해변가에 있지도 않는 정자가 보이는 환영이 보이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때 그늘에 들어가서 20분 정도 몸을 식히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다시 걷고 반복..

 

몸을 식히지 않고 걸으면 정말 위험할 것 같습니다.

올레길의 대부분이 그늘이나 쉴 곳이 충분치는 않기때문에 1시간이상 햇볓에 노출되는 상황이 종종있는데,

앞서 말한 증상이 계속되고 상태가 안 좋아지면,

오한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그상태가 지속되면 장기괴사로 이어지는 일사병 증상이 발현된다고 하네요.

 

이틀째 올레길..

반대편에서 오는 올레꾼은 한명도 못봤고,

같은 방향으로 걷는 올레꾼은 5명 정도는 본 것 같습니다.

 

힘들고 지쳐도 맥주빨로 어떻게든 걸을 수 있었던 지난 트래킹의 경험이..

제주의 한여름 올레길은 통하지 않는 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자에 쓰러져 쉬고 있는데, (사진 재활용)

지역주민이 한분 정자로 오셔서 이런저런 얘길합니다.

 

주민 : 이 날씨에 올레길 걸은겨?

나 : 네.. ㅅㅂ 죽을거 같네요.. 다음부턴 절대 오면 안될 거 같네요. 걷다가 죽을 수도 있겠네요 #@$$)...

주민 : 내가 제주에 태어나서 70년을 이 섬에만 살았는데,

제주도의 여름은 다른 지역하고 틀려..

태양의 광선이 다르지..

제주의 여름 광선을 맞고 골병들어서 고생하는 사람 수없이 많이 봤어..

젊은이도 그냥 차타고 관광이나 설렁설렁 다니지.. 걷는 건 아니여..

나는 낚시를 좋아하는데 밤에만 다녀..

나 : 맞슴니더 맞슴니더 ㅠㅠ

 

4박의 여행일정이었으나,

올레길 2일차, 

더위먹고 혼이 나가서 다음날 아침비행기 타고 그냥 올라오는.. -_-;

 

이후 극한의 더위의 휴유증은 2주 정도 지속되었던 듯 하다.

몸속에 불이 지나간 느낌의 작열감과 무기력감이 지속되었다.

 

결론 : 여름 올레길은 절대로 가지마라.

얼마전 산에서 만난 산신령 클라스의 산객님의 말씀,

'멀리가기 위해서는 물한병 무게라도 최대한 가볍게 하라.. 좋은 장비고 뭐고 다 소모품이다.'

 

나도 나름 빠르고 산을 잘 탄다 생각했는데, 산객님의 속도와 종주 방식 얘길 듣고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어떤 장비를 빼고, 어떤 장비의 무게를 줄이고, 어떤 장비를 추가하면 될 지..

 

문득 등산에서 나에게 제일 중요한 장비는 뭐지? 라고 묻는다면,

다른건 다 포기해도 시계는 포기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산시계의 장점,

 

1)

뭐니뭐니해도 실시간 고도, 상대 상승/하강고도, 상승/하강 누적 고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체로 등산은 올라간 만큼 내려와야 한다.

출발지를 기준으로 지금 내가 있는 높이(고도)를 알 수 있다는 점의 의미는,

내려갈려면 얼마나 남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의미와 동일한 것이다.

장거리 등산시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고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한데,

코스에 대한 사전 정보만 있다면 단순히 고도만 보고도 필요한 체력을 가늠해 볼 수 있고,

페이스 혹은 완급 조절을 할 수가 있다.

 

보통은 하산시 체력 소진으로 가장 약한 시점이라,

시계의 남은 고도를 보면서 하산 속도 조절을 통하여 하산완료 시간을 예측할 수 있는 등 여러가지로 유용하다.

 

2)

기압으로 할 수 있는게 고도 측정뿐만아니라,

기상의 예측도 가능하다.

급격한 기압의 변화는 대기의 불안정으로 소나기가 올 가능성이 커지는데,

기온이 급하강하면 시계가 알람을 울려서 알려주고 어느정도 대응(방수옷, 배낭 방수 커버링 등)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보유중인 순토 시리즈, 왼쪽부터 엘리멘텀 테라, 에센셜, 트레버스 스텔스

단점으론,

온도와 방위 등의 확인이 가능한데,

 

1)

겨울에는 온도 체크도 중요하긴 하나 손목에 항상 차고 있어서 체온과 외부기온이 겹쳐서 온도계로의 기능은 의미가 없는 것 같다.

 

2) 

방위, 나침반 기능은...

이걸 써서 길을 찾아야 할 정도면 그냥 끝났다고 보면된다 ㅎㅎ

 

 

제법 오랜 기간 순토를 쓰고 있다. 느낌을 써보자면,

 

아날로그 감성의 엘레멘텀이나 에센셜의 경우 베터리가 길게는 2년 정도는 가는 것 같다.

디지털 쿼츠를 사용하는 트레버스는 군용 gps를 활용한 위치 측정, 자동 시간 보정, 정교한 나침반, 정교한 기압 측정 등 기능적인 면에서 우수하지만,

베터리 유지시간이 길게는 일주일 정도다.

 

캐나다의 오지에서 일주일간 고립을 당한 오지 상황에서 경험에서 얘기하자면,

무엇보다 극한의 상황이면 제일 중요한 것은 생존이다.

 

베터리가 언제 방전될 지 모르는 디지털 시계로 극한의 상황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물론 한국은 작은 땅이라 고립이나 위험 상황이 발생할 확률이 미미하지만,

장비의 힘으로 뭔가 생존할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베터리 걱정이 없는 순토는 코어 쿼츠를 사용하는 코어나 에센셜 류를 추천한다.

(물론 이것도 시대흐름이라 곧 단종될 듯..)

 

순토에서 디지털도 좋지만,

아날로그적인 생존 고유의 기능에 집중한 에센셜 신규 모델은 다시한번 내줬으면 좋겠다.

 

아날로그 감성이라고 나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건 극한에서 생존.

 

설악이 올해는 유난히 늦게 열렸습니다.

여름의 산은 겨울만큼이나 제약이 많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여름으로 진입하기전에 설악으로 향합니다.

 

오늘의 목표는 오색 -> 십이선녀 코스로, 서북능선이라 불리는 27K 코스입니다.

 

지난주 공룡에 피로가 풀리지 않아 그런지, 오색의 오르막이 어느때보다 힘들게 느껴집니다.

대청봉까지 2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 오늘은 3시간이나 걸립니다. 

일단 오늘 서북능선은 깔끔히 포기입니다 ㅎㅎ

 

대청봉에 줄서서 촬영하는 모습

속초시내와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정상이지만,

오늘은 제법 멋진 구름들이 시내와 바다은 모습은 허락하지 않지만 산신령이 노니는 신비스러운 공룡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중청대피소에서 바라본 대청봉

중청에는 사람으로 넘쳐납니다.

늘 그렇듯 설악이 열리면 전국의 산악회 버스들이 일제히 새벽부터 오색으로 옵니다.

 

(난이도 낮은 순)

오색 -> 설악동,

오색 -> 한계령 -> 장수대 -> 십이선녀,

오색 -> 공룡 -> 백담,

오색 -> 공룡 -> 마등령 -> 설악동,

오색 -> 봉정암 -> 오세암 -> 공룡 -> 설악동 ..

 

이런 괴물들이 잠시 쉬어가는 그 대피소는..

언제나 한결 같습니다.

 

이때부터 이미 체력이 바닥 ㅎㅎ

한계령까지도 힘들었습니다.

 

더위는 역시나 장거리 병아리 등산가에는 치명적입니다.

 

오늘은 특별히 스카르파 모히또 HIKE GTX M 등산화를 필드 테스트를 해보았습니다.

초경량급의 무게를 자랑하는 등산 & 트레일화로 이전에 신던 로바 티벳의 절반 무게입니다.

확실히 가볍고 힘든 덜 듭니다만,

한계령으로 가는 너덜길에서 역시나 중량감으로 오는 한계가 느껴지고 창의 뒷틀림이 조금 느껴지면서,

발에 피로가 몰려옵니다.

 

가볍고 완전한 등산화는 없는가? 으으아아앙..

오늘의 깨달음입니다 ㅠㅠ 

 

설악동 휴게소로 와서 집을 짓고,

지난 겨울에 썼던 쉘터가 잘 마르지 않은 상태라 같이 쳐 줍니다 ㅎㅎ

 

새로 구입한 펠릿 스토브와 렌턴도 테스트합니다.

 

FireFly 렌턴은 불이 이쁘게 나옵니다. 지속시간이 1시간이고, 장작불 만큼 온기는 없는게 단점이군요..

뭔가 부족한 장난감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뇌리를 맴돌며,

화로는 역시 커야하는가..

라는 깨달음에 또 근접합니다 -_-;

 

캠핑이나 등산이나, 역시 목적은 장비 테스트입니다.

직장인 월급노예라..

돈만 열심히 벌고 집돌이 생활을 하며 제법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건 아니다 싶어 직장 동료를 따라 처음 도전한 '청광종주'..

누군가에겐 인생 버킷리스트 이기도한 이 도전이 등산으로 입문하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청계산 입구역에서 국사봉까지 가서 무릎이 나갔다. 첫도전은 실패..)

 

처음에는 최소한의 장비나 사자라고 시작했다.

아이더, K2, 코오롱이 아마도 국산 브랜드 중에서는 나름 상위클래스 브랜드였고,

블랙야크, 네파 등은 알록달록 화려하고 이쁜 옷이 많았다.

 

처음엔 국산브랜드는 충분하겠지.. 

이 좁은 땅의 산에 더 이상은 사치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

 

매주 주말 산에 다니며,

체력은 점점 좋아지고 스피드와 주행가능 거리는 계속해서 향상되면서..

 

왠지모를 엄청난 성취감에 도취되었고..

 

집돌이에 운동이라고 상관없던 나의 몸뚱이도 단련을 하니 한계가 보이지 않을 만큼 진화하는구나..

이런 생각..

 

장비쟁이 친구를 만나..

한차례 대대적인 장비의 레벨업이 진행되었다..

 

친구왈,

'어차피 장비는 쓰다보면 부족하고, 결국에는 최고급 장비를 쓰고 있을거이니 처음부터 좋은 장비로 가는게 답이다!'

 

'중복 투자 같은 시행착오는 최소화하라!!'

 

그렇게 친구가 맞춰준 장비..

 

그레고리, 오스프리급의 배낭,

마모트 고어텍스 프로2 하드쉘,

몬테인 바지,

젝 울프스킨 티셔츠,

마운티하드웨어 후리스,

블랙다이아몬드 스틱,

로바쿰부 등산화 등등 ..

 

장비를 바꾸니,

신세계가 열렸다.

 

땀이 죽을 듯이 쏟아지는데, 고어텍스 프로2 원단의 하드쉘을 입고 있으니 땀이 차질 않는다.

외부에서 쏟아지는 비는 막아준다.. 

 

그동안 조금씩 불편해도 다니던 모든 부분들이 해결되었다..

속도와 최대주행 가능 거리가 급격히 증가한다..

 

아..

체력으로는 한계가 있구나..

장비빨이 엄청나구나..

 

...

 

이후.

한번 사는 인생 등산장비로 고민하지 말자라는 생각..

그리고 이시대 최고의 하이테크를 경험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장비 콜렉터와 필드 테스트꾼이 되어..

5년 정도 보낸 후..

현재까지 찾아낸 최고의 조합..

 

 

티셔츠..

 

티셔츠는 무조건 아크테릭스다.

원단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 

등산 의류의 속성중 방수, 투습, 방풍, 속건, 보온, 냉각, 자외선 차단 등등이 있는데..

아크테릭스의 방향성은 확실한 것 같다.

어떤 티셔츠든 땀을 뽑아 건조시키는 능력 속건능력은 정말 우수하고,

실제로 장거리 등산시에 스트레스없이 등산에 가장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

 

다른 회사들도 특수원단들의 티셔츠가 많지만,

아크테릭스가 이부분은 가장 우수한 것 같다.

 

클라터뮤젠, 마무트 등 동레벨의 티셔츠로 테스트를 해보았으나

일단 티셔츠는 닥치고 아크다.

대체로 다른 티셔츠들은 땀을 건조시키는 능력이 부족하여,

축축해져서 티셔츠가 몸에 밀착되거나 땀을 머금어 무거워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물론 멋대가리 없는 무미건조한 디자인이 불만이면 그나마 마무트로 가는게 좋을지 모르겠다.

 

아크만 티셔츠로 입다가,

언젠가 사정이 생겨서 등산이 아닌 헬창 교복으로 통하는 언더아머를 입고 트레킹을 해 본적이 있는데,

느낌은 아크테릭스 = 외계인이 만든 것, 언더아머 = 시장판 노점 브랜드..

대략 이정도의 큰 성능차가 느껴졌다..

(이후로 언더아머는 그냥 잠옷으로 쓴다. 비하는 아니니 헬창들 흥분하진 마시고..)

 

바지..

 

바지는 아크테릭스가 정말 멋이 없다.

그래서 몇번 시도해보고 그냥 옷장에 봉인되어 있다.

수년간 타이트한 디자인이 대세가 되어 왔는데 아크는 대체로 그렇지 못한 촌스럽고 건조한 디자인이다.

 

아마 디자인 간지로 보면 룬닥스 마케를 능가하는 바지는 없을 것 같다.

약간 타이트하면서 바지 곳곳에 지퍼 개방이 가능하여 내부 공기순환도 나쁘지 않고 활동성도 좋다.

 

치명적인 문제는,

산에서 가끔 비를 만나는데,

룬닥스 마케는 물을 아주 잘 흡수한다. 비에는 치명적이다.

 

마케프로가 강력한 방수를 자랑하나, 원단 자체가 통풍이 잘 안되고 ㅊ덥다.

 

그래서 디자인과 방수에 중점을 두면 마무트로..

약간의 방수 + 감성에 중점을 두면 피엘라벤으로 가는 것 같다.

 

물론 나는 닥치고 룬닥스 마케다. 간지가 최고의 가치임.. ㅎㅎ

 

 

## Part2에서 하드쉘, 배낭, 등산화, 장갑에 대해서 논해보겠다.

무릎 수술을 한지 2년정도 지난듯 하다.

 

수술후 6개월째부터 동네 뒷산부터 시작해서 10개월 정도 무렵에는 공룡능선 당일 종주까지 가능했던 듯 하다.

월급노예라 주중엔 딱히 운동할 시간도 없고,

가급적 주말중 하루 정도는 15K 이상의 등산을 억지로라도 다니고 있는데,

어제 드디어 청광종주 기록이 6시간대로 진입했다.

 

수술전 최고기록에 근접인데,

확실히 무릎에 대한 부하와 피로도가 수술전과 비교하여 확연히 줄어든 느낌이다.

 

물론 속도가 증가한 이유는 등산화의 힘이 큰것 같다.

로바 쿰부와 티벳을 항상 신고 다녔지만 항상 뭔가 무겁고 둔탁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등산화가 아닌 트레일화로 바꿔보았다.

잠발란 뉴 트레일 라이트 E 제품인데 확실히 가볍고 치고 나가기 좋다.

종주시 평속이 3.1부근에서 3.5 정도 나오니 확실히 스피드있게 치고 나가긴 정통 하이킹화보다 좋은 듯 하다.

 

물론,

가벼운 흙산이나 등산이 가능한 내구력이 문제..

바위가 많은 공룡 한번 뛰고 나면 신발이 걸레가 될 듯.. 

역시나 완전한 장비는 없는 것 같다.

 

코로나 여파로 청계산은 등삭객이 주말 평소수준의 2~3배 수준으로 폭발하는 양상이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여파로 다시 예전의 수준으로 돌아 간 듯 하다.

 

정책의 힘의 위대함을 느낀다.

.

구룡탐방지구 -> 사다리병창길 -> 비로봉 -> 계곡길 -> 구룡탐방지구


5~6시간 정도 걸립니다.


등산로와 가장 가까운 주차장만 유료로 종일 주차비가 7~8천원입니다.


등산로입구 음식점 맛은 그냥 그랬습니다.


사다리병창길은 등산로 정비가 잘되어 있어서 힘들지 않습니다. (용문산 같은 곳에 비하면 아주 순한 산)


개인적으론,

계곡길에 너덜 바위길이라 하산시에 위험하고 발에 피로감이 상당합니다. 

눈많은 겨울은 괜찮았던 듯 한데..


계곡길로 오르고 사다리병창길로 내려오길 추천합니다.


갈때마다 느끼지만 어디서 오는지 모를 학생들과 그나마 20~30대 젋은 층 비중이 높은 산입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담당직원과 잠깐 얘길 했는데,


사다리병창길에서 사망사고가 많이 나는 편인데 대부분 심장마비라 합니다.


사다리병창길에선 충분한 휴식과 산 오르기전 심장에 통증이나 이상이 느껴지면 오르지 않는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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