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위경골절골술이라는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휜다리이거나 뼈가 휘었거나 뼈가 기형이거나 등등 선 후천적인 요인으로 정상적이지 않은 형태가 되어, 
무릎연골의 일부만 닳게 되어 관절염을 발생시키거나 할때 시행하는 수술입니다.

등산을 다니다보니 25키로 정도를 넘어서는 시점부터 무릎에 발목에 무리가 와서,
히말라야로 가야하는 저에게는 절망적인 상황이라 수술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다리가 휜 것도 스트레스이기도 했구요..

수술은 야탑 바른세상병원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부작용이 거의없는 수술로 보이고, 어차피 요즘 수술은 장비빨이라,
관절수술로 유명한 병원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집도 가깝고..

수술로 고민하는 분들께 도움되시라고 일별 의식의 흐름에 따라 작성해보았습니다.
수술하는 분들이 느끼는 감정은 다 같을 거라 생각됩니다. 
  • -1 일차 : 상담
    • 상담전 엑스레이 촬영
    • 담당 의사 선생님은 엑스레이 촬영 사진만 보고 말씀하신다
    • 상태가 심하긴 하지만 의료보험은 적용되기 힘든 케이스라 하신다
    • 나중에 늙어서 아파서 오게될 경우 의료보험 적용되서 절반 가격에 할 수 있는데, 난 힘들다 그런다.
    • 어차피 안될거 알 고 온거라, 금액도 대충 인터넷에 유명한 그정형외과랑 비슷하다.
    • 수술상담실 가서 일단 견적뽑고(천몇백만원 정도 생각하시라), 수술방식에 대한 설명이 진행된다
    • 마취는 미추마취에 수면제로 진행하여 전신 마취에 비해서 부담이 적은듯 보였고,
    • 입원기간은 2주라 한다. (물론 조금 일찍 퇴원해서 외래로 관리 받을 수도 있을 듯 보인다) 
    • 수술 날짜 정하고, 서류에 이런저런 사인을 했다.
  • 수술준비
    • 준비물들을 다이소와 인터넷에서 구입
    • 수술후 4일간은 침대에서 움직이기 힘들기때문에,
    • 양치를 위한 1회용 컵 여러개, 물티슈, 물 없이 사용하는 샴푸 등등 구입.. (사실 앞의 3가지는 필수품이다)
    • 회사에서 일은 안하고 검색으로 수술관련 정보를 살핀다
    • 대략 수술 당일 아프다 -> 3알만에 주사, 핏줄 제거 -> 4일만에 소변줄 제거 후 목발 -> 9일차쯤 퇴원 이런 루틴이다. 
    • 휴가는 일단 2주를 냈다
    • 팀장님은 아프면 더 연장하고 한달까진 봐주겠다 그런다
    • 한 회사에서 5년넘게 충성했더니 이런건 참 좋다(난 회사에서 나름 고급노예다) 
    • 인터넷에 3주만에 목발없어 걷고, 퇴원하고 바로 출근했다는 사람도 있는데,
    • 일단 휴가는 최대한 넉넉히 받는게 좋겠다
    • 퇴원하고 목발이 가능해도 주변 도움 없이는 할 수 없는 일들이 제법 많을거 같다.
  • 0일차 : 입원
    • 계약서에 싸인했다고 바로 입원할 수 있는게 아니다.
    • 대략 복부검사, 피검사, 소변검사, 심전도, 흉부 엑스레이 등 검강검진 수준의 내과검사와 수술전 상담 절차(에 3시간 정도) 거치고, 
    • 원무팀가서 카드 긁고.. 선불이랜다.. 천몇백 만원 일시불.. 
    • 병실로 올라오니 담당간호사랑 면담하고 뭔가 작성하고 환자복으로 갈아 입는다
    • 환자는 처음이라 뭔가 익숙하지 않은 느낌이다
    • 그저 담담한데 수술과 통증이 닥칠 공포를 생각하니..
    • 씻고 누워 있으니 수액주사를 맞는다. 수액은 4일 정도 계속 투여한덴다..
    • 팔에 핏줄이 안보여서 3번이나 찔러서 찾았다.
    • 주사바늘이 대바늘이라 제법 아프다.
    • 수술중 긴급 상황에 빠른 주입이 가능하게 대바늘을 써야한다 그런다.
    • 11시쯤 불이 꺼지고 잠은 안온다
    • 오늘 수술한 옆 환자는 끙끙 앓고..
    • 밤새도록 간호사, 간병인이 왔다간다 한다
    • 1인실로 가야될까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 잠 못자는데..
    • 1인실은 하루 18만원 추가다
    • 자본주의 시대에 돈이 없으면 불편하다.
  • 수술 1일차
    • 날이 밝았다
    • 아침에 혈압체크, 수액, 항생제 맞고..
    • 두번째 수술이라고 알려준다. 시간은 대략 10시 넘어..
    • 할 일이 없어서 아침 방송을 본다.
    • 출근 이후에 알 수 없었던 아침 세계의 방송이라 뭔가 신기한데 멍한 느낌도.
    • 극도의 공포에 앞서 그냥 무기력과 도피감이 앞선다.
    • 수술시간은 예정시간 보다 2시간 연기되었다 그런다 (ㅅㅂ)
    • (11시 50분) 간호사와 간병인이 수술실 들어가니 준비하세요~ 맑은 표정으로 말한다. 
    • 소지품 무, 안경벗고, 신발도 벗고, 휠처어에 탄 채 3층 수술실로 향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탔다
    • 공포를 앞두고 안경까지 벗으니 이건 답이 없다
    • 6층에서 3층.. 1초가 1년같은 기나긴 시간이 지나가고, 인생의 주요 순간이 주마등처럼 또 지난간다..
    • 스테인레스 철문으로 된 2번 수술방 앞에 도착
    • 자동문이 열린다. 스으으윽~ 
    • 눈에 들어오는건 여러대의 모니터와 엄청난 크기의 조명등 2개가 나비처럼 날개를 펼치고 있다
    • 드라마에서나 보던 수술방 보다 훨씬 큰 방.. 뭔가 춥고 횡한 느낌인데..
    • 큰 회의실이나 실험실에 수술 장비 가져다 두고 뭔가 실험하는 느낌.. 내가 외계인이고, 지구인이 날 수술하는 그런 느낌의 수술실이다.
    • 달리 표현하면 도살장에서 생체 실험 당하는 가축이 된 듯한 기분..
    • 수술 세팅 인원은 대략 3명으로 기억.. 남자 2, 여자 1 (수술방 간호사)
    • 의사 선생님은 안보인다.. 아마도 세팅이 끝나면 들어오실 모양이다.. 수술은 4명이 진행하는 모양이다..
    • 십자형 침대에 일단 눕고..
    • 새우모양으로 등을 둥근 자세가 만들어지면,
    • 등 하단 2/3 지점 척추부분 마취주사 같은걸 놓고, 통증이 사라지면 척추 마비를 위한 주사가 주입된다.
    • 대략 3분 안에 가슴아래 하반신이 찌릿찌릿 감각이 없어지고, 간호사가 알콜솜을 다리와 가슴쪽에 닿게 하여, 차가운 감각이 있는지 물어본다.
    • 입에는 산소호흡기는 아니지만 마개 같은 게 씌워지고,
    • 손끝에 맥박 감지장치(?) 같은게 닿는 순간 삑~ 삑~ 삑~ 심장 박동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 나비 조명은 엄청나게 밝다.
    • 이 때쯤 되면 공포와 충격의 도가니인데,
    • 팔을 옆으로 뻗으라 그런다. 수술중에 경련이 일어날 수 있으니 손을 가볍게 묵는다 그런다.
    • 십자가 모양의 침대에 이제 묶였다. (참고로 난 기독교가 아니다)
    • 간호사가 수면제 들어갑니다~
    • 10초 이후로 기억이 없다.
    •  ...
    • 수술 중간에 깨어났다. '주사 좀 놔주세요~' 라고 한 것 같다.
    • 수술 중간에 또 깨어났다. '주사!', '수술 인제 끝났습니다~'
    • 엘리베이터에 타고 병실로 와서 4명쯤 되는 사람이 나를 침대로 이불채 옮긴 기억까진 난다.
    • 침대에 옮겨진 이후로는 의식이 또렸하다.
    • 시계를 보니 3:40PM, 수술방엔 4시간 정도 있은 것 같다. (다른 병원보단 2배정도 긴 시간이다, 뭘 했는진 모르겠다)
    • 하반신은 여전히 마비 상태.. 다리는 움직일때 마다 살짝 통증이 전해온다.
    • 미이라 처럼 다리가 꽁꽁 붕대로 둘러 쌓여있다.
    • 소변줄은 없다. 움직일 수 없는 소변은 어떻게 보란 말인가..
    • 일단은 소변 욕구가 없으니 참아보자.
    • 수술후 6시간 동안은 금식이고, 고개도 들 수 없다.
    • 그냥 누워서 하늘만 보고 있다. 힘들다.
    • 오른쪽 발가락은 움직이는데 왼쪽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 불구가 되는게 아닐까.. 별별 생각이 다 든다.
    • 의사가 와서 수술은 잘되었다고 말하고 그냥 가버린다.
    • 정말 잘 돼서 4시간 수술을 한 걸까
    • 나중에 물어보자
    • 금식이 풀리고 물과 죽을 먹었다. 전복죽을 다 먹었다. 하루종일 굶고 먹었더니 맛있다.
    • 10:30PM 마취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다. 왼쪽 발가락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왼발 마비인가.. 불구가 되는게 아닐까 두려움이 몰려온다.
    • 척추마취 주사가 꽂혔던 등허리 부위에 통증이 극심하다 (다리보다 더)
    • 12:00PM 무릎이 망치로 맞은것 처럼 깨질 듯이 아프다. 소변 느낌은 여전히 없고 소변은 못 봤다.
    • 아직도 마비가 풀리지 않은거 같다.
    • 02:00AM 간호사가 소변 안보면 안된다고 물 많이 마시라한다.
    • 무통은 눌러도 효과가 없다. 등에 주사바늘에서 차갑게 액체가 들어가는 느낌은 나는데..
    • 03:00AM 미친듯이 아프다
    • 엉덩이 진통제 투약
    • 여전이 미친듯이 아프다
    • 04:00AM 소변 어떻게 봅니까? 물어보니 소변통을 준다. 침대에서 알아서 해결하라고. 침대 위에서 소변통에 소변을.. 별별 생각과 자괴감과 좌절감, 모멸감 등등이 든다.
    • 04:20AM 진통제 type2 투약 (참고로 진통제는 3가지 종류가 있다 그런다)
    • 여전히 미친듯이 아프다. 왼쪽 무릎만..
    • 다리를 살짝 움직이면 뭔가 무릎 뒤쪽에서 찢어지는 통증이 온다. 움직이면 안 될 것 같다.
    • 결국 통증 속에 뜬 눈으로 밤 새고..
  • 수술 2일차
    • 06:00AM 새벽 시간인데 불이 켜지더니, 간호사가 혈압 체크를 한다. (매일 이 시간에 혈압체크)
    • 다리 아픈지 물어본다. 죽겠다고 말한다. 또 진통제 놔 준다.
    • 07:30AM 아침밥이 나온다.
    • 붓기 빠지라고 올려 둔 다리 부분을 일단 좀 내려본다 (침대는 전동이라 다리 등 부분 높낮이 조절이 된다)
    • 움직일때마다 아프지만 일단 밥먹고..
    • 다시 침대 다리 부분을 높이를 원 높이로 높였다
    • 이상하게 통증이 줄어든 느낌이 든다. 버틸 만 하다.
    • 의사 선생님 회진 : 통증은 점점 줄어드는데, 이 수술이 밤에 아픈 경향이 있다. 오늘밤에 아플꺼니 진통제 많이 맞으세요..
    • 두려움이 몰려온다.
    • 10:00PM 그냥 잤다. 아프면 당연히 일어나 지겠지..
    • 아프긴 아픈데 첫날밤에 비하면 천국이다.
    • 진통제 없이 밤을 넘겼다.  
  • 수술 3일차
    • 통증이 확연히 줄었다. 진통제 없이 밤을 넘기다니, 뭔가 뿌듯하다.
    • 오른다리는 휙휙 올라가고 통증도 없는데, 왼다리는 여전히 통증이 심하다.
    • 일단 힘겹게 왼다리도 올릴 수는 있으나 찢어지는 고통이 극심히다.
    •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밥먹고 항생제 주사, 수액주사 다맞고,
    • 무통이 끝났으나 아직은 잘 모르겠다. 통증이 많이 줄어든 건 확실하다.
    • 오늘은 이정도면 진통제 없이도 버틸수 있겠어.. 라고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순간!
    • 환자분 물리치료 갑시다~
    • 움직일 수도 없는 불구상태인데, 붕대도 그대로고 핏줄도 그대로인데 뭐 잘 못된거 아님? 
    • 간호사 : 아님!
    • 물리치료실 도착
    • 기계가 무릎을 꺾어주는데,
    • 일단 거동도 힘든 몸에 휠체어로 이동하고 물리치료기(전동)까지 앉는데 체력의 80%를 소모한 상태에서,
    • 물리치료기가 무릎을 꺾는다
    • 실신직전.. 하늘이 노랗고 삥글삥글 도는 그런 느낌..
    • 물리치료는 30분, 무릎을 꺾는 치료를 한다
    • 그러고 보니 이제 다리를 높이 드는 건 가능한데,
    • 무릎이 전혀 꺾이지도 않고 꺾을려면 통증이,
    • 아하! 재활의 핵심은 무릎 꺾기구나..
    • 일단 무릎을 꺾어야 나중에 화장실 가서 변기에 앉을 수 있다 (이게 제일 중요하다!)
    • 병실로 돌아왔다.
    • 휠체어 옮겨타고 움직이는데 전 체력을 소진
    • 조심한다고는 하지만 아픈 다리에 가해진 충격량에 진통제 투여
    • 진통제가 제법 잘 듣는다!
    • 붕대 핏줄 등 모든 결박을 제거하고, 
    • 핏줄뺄때 기분은 좀 이상하다. 미끌미끌 뭔가가 몸에서 빠지는 상상하는 기분 그대로다.
    • 맨다리를 보았다
    • 무릎은 잘 붙고,
    • 절개부위는 다른 병원과 달리 무릎한쪽 뿐이다. 봉합도 성형외과 수술만큼 아주 잘되었다. 압박 테이프가 붙어있다. 사실 절개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 밤이 되었다.
    • 이젠 가만히 있으면 통증이 거의 없다.
    • 간만에 꿀잠을 잤다.
  • 수술 4일차
    • 아침 6:20분. 혈압 체크하면서 간호사가 목발연습하자 그런다
    • 앵?
    • 지금 상태로?
    • 일단 혼자 화장실이라도 다닐 수 있으니 기쁜 느낌도 들고..
    • 08:30 간호사가 다시오더니 7일차에 하는걸로 스케쥴을 바꿨다한다
    • 의사선생님은 당장 서는건 문제없는데 삐긋하면 안되니 최대한 안정적으로 갑시다~
    • 그래.. 평생 쓸 다리인데, 이정도는 기다릴 수 있지.. 
    • 그래도 불편하긴 불편하다. 아직도 소변통에 소변 등 내맘대로 할 수 있는게 없으니..
    • 대변보러 힘들게 휠체어타고 간병여사님 도움으로 화장실 갔지만 이틀연속 실패
    • 침대위에서 벗어날 수 없는 몸이지만, 허벅지 강화와 꺾기 자체 훈련은 계속했다
    • 힘들게 꺾지만 않으면 고통은 거의 없다
  • 수술 5일차
    • 오늘은 빨간날(휴일)이라 재활도 없고 그냥 침대에서 버티는 날이다
    • 아침에 항생제 주사 맞고,
    •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밥나오면 밥먹고, 소변통에 여전히 소변을 보며,
    • 대변은 좀 참고 있다 
    • 막상 대변 보러갈려고 화장실 가면 대변이 안나온다
    • 가는 과정 자체가 지나치게 많은 체력을 요구하다 보니 교감신경이 자극되어 그런거 같기도 하고
    • 빨리 목발집고 혼자서 화장실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침대위에서 셀프제활을
    • 다리는 번쩍 올라간다
    • 약간의 통증과 무거움은 있지만 90도까지도 가능하다
    • 간호사가 꺽기는 하지마라 그런다
    • 꺽기가 되어야 변기에 앉을 수 있는데 걱정이다
    • 수술후 병원에서 볼려고 업무용 고성능 노트북과 서적을 가지고 왔지만
    • 병원침대에서 1시간 이상 앉아서 뭔가 한다는게 쉽지가 않다
    • 허리와 엉덩이에 상당한 부담
    • 책상이 그립다. 회사 책상마져도..
    • 자세 때문에 TV나 넷플릭스도 그렇게 많이 볼 수는 없다
    • 그렇다, 침대 위에 있는 것 자체가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
    • 이게 병원침대다
    • ...
  • 수술 6일차
    • ...


'병원경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휜다리 수술 관련 사진들  (0) 2020.06.10
휜다리 수술 2년후 소감  (17) 2020.04.26
휜다리 수술 후기 (8개월)  (16) 2018.09.19
휜다리 수술후 3개월째 생활  (5) 2018.03.31
휜다리 수술 후기(재활편)  (3) 2018.03.18

+ Recent posts